블록체인 기술 기반 금융 솔루션 선두 기업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의 대안으로 클라우드 거래소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고 운영하려면 자체 개발인력을 구축하고 일정기간을 투입해야 했지만 클라우드 거래소 솔루션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빠르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 언어, 사용자 환경(UI) 등 세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파트너사끼리 거래 시스템을 공유하는 점 때문에 클라우드 거래소는 현지 사용자에 특화되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클라우드 거래소의 핵심인 거래량을 파트너사들에 의존하는 구조는 클라우드 거래소의 과제로 꼽힌다. 파트너사가 적거나 기존 파트너사가 이탈할 경우에는 높은 거래량을 담보할 수 없는 탓이다. 쥐젠화(巨建华) 대표가 이끄는 비에이치이엑스(BHEX)는 2018년 싱가포르 보안솔루션 기업 블루힐릭스가 만든 클라우드 거래소 서비스로 클라우드 거래소 업계의 선발주자로 꼽힌다. 현재까지 140개 이상의 거래소와 500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오비글로벌 최고기술경영자(CTO)와 엑스와이에프(XYF) 부사장을 거쳐 블루힐릭스를 창업한 쥐젠화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클라우드 거래소의 강점과 과제를 들여다봤다.
암호화폐 거래소, 사람∙규제에 ‘맞춤형’으로 만든다
쥐젠화 대표는 클라우드 거래소가 기존 대형 거래소에 비해 갖는 장점으로 현지화를 꼽는다. 각 지역 거래소 사업자는 거래소 솔루션의 다양한 옵션을 활용해 현지 사용자의 언어, 특성에 맞춘 사용자환경(UI)을 구축, 친숙한 거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역외규정이 있는 각국의 규제에 맞춰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 규제를 준수하는 거래소를 직접 설립하는 방식은 해외에 법인을 두고 현지에 진출하는 방식에 비해 당국 규제의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BHEX는 솔루션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 홍콩, 한국 등 각국에 상황에 맞는 규제를 수시로 반영해 제공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통과되면 세부내용을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클라우드 거래소의 강점에 주목해 기존의 블록체인 기업들도 클라우드 거래소 공급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주축이 된 빗썸패밀리는 지난 11월 거래소 사이트 서비스(SaaS)인 빗썸체인의 출시소식을 전했고 후오비그룹은 후오비태국, 후오비인도네시아, 후오비아르헨티나 등 그룹사 내 거래소끼리 클라우드형 솔루션을 통해 유동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클라우드 거래소가 갖는 가치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쥐젠화 대표는 “플랫폼 비즈니스 특성상 소수 암호화폐 거래소가 암호화폐 거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상이 있지만 이는 사용자에게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세분화된 규제와 니즈를 충족하는 거래소 시스템을 제공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성 핵심은 파트너 거래소에
클라우드 거래소 시스템에서는 솔루션을 사용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 간에 거래 시스템을 공유한다. 거래량이 부족해 사용자가 매수∙매도 주문을 걸어도 오랫동안 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클라우드 거래소가 마치 하나의 대형 거래소처럼 거래 유동성이 풍부해지려면 파트너 거래소 확대가 과제로 꼽힌다. 주로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뤄진 파트너사들이 오더북을 공유하는 방법을 통해 거래량을 늘리는 구조인 탓이다.
쥐젠화 대표는 파트너 거래소 확대를 위해 제작 옵션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BHEX는 타 거래소와 공유할 정보의 범위나 UI,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지원 여부 등에서 선택권을 부여한다. 쥐젠화 대표는 “BHEX 솔루션은 매도∙매수요청을 공유하는 기능과 자산의 보관∙청산∙지급 업무를 지원하는 커스터디를 분리했다”면서 “다른 업체와 달리 거래소 사업자가 커스터디 여부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거래소를 대상으로 매몰비용 변제전략도 시행한다. 다른 업체의 거래소 서비스를 쓰다가 BHEX으로 옮겨온 거래소에게는 해당 업체에 썼던 비용만큼 사용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정책이다.
파트너 거래소와의 분쟁, 이탈 등으로 인한 투자자 위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BHEX 클라우드 거래소는 자체 거래소도 운영하는 특성 상 파트너 거래소와 이해상충 혹은 갈등으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는 이에 대해 자체 거래소는 파트너 거래소를 위한 일종의 샘플이며 투자자 보호조치를 계약서에 사전에 명기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과거 현지 규제 때문에 도중에 서비스를 중단한 파트너 거래소가 한 곳 있었지만 계약 당시 서비스 종료 전 3개월의 유예기간을 뒀던 조항 덕분에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BHEX의 장기 목표는 거래소 창업자, 전통금융권, 미디어에 거래소 기술을 제공하는 원천기술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BHEX는 해외로 파트너 거래소를 확장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쥐젠화 대표는 “중국에 바이낸스, 후오비 같은 대형 거래소가 많은 이유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많은 덕분”이라면서 “기술자가 많지 않은 지역에도 각기 다른 사용자 특성과 규제를 극복한 거래소를 제공해 암호화폐 생태계를 넓힐 것”이라고 전했다.
[김세진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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